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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정하선
2015. 2. 11. 08:20
대리석
정하선
태어난 대로 그대로 두었더라면
바람이 불어도 눈비 맞아도
둥글둥글 머리에 쇠똥이나 얹고
그냥 파랗게 살아갈 것을
쓸모 있어야 한다고
쓸모 있게 만들어준다고
석공이 나를 쪼아댈 때부터
나는 나의 색깔을 버렸습니다
남보다 반짝거리고 싶어졌습니다
남의 머리 위에 앉고 싶어졌습니다
성격마저 괴팍해져 모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