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선 2015. 8. 26. 07:09

 

   빗길

 

                  정하선

 

 

 

장대비 죽비 어깨를 긋는 산길을

노스님 한 분 천천히 걸어갑니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세찬 비바람에

허리를 구부렸다 펴기도 하고

허리를 폈다 구부리기도 하고

다투어 큰절을 올리고 있는 길을

노스님 고개 숙인 채

발자국 소리 빗소리에 지우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