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선 2015. 11. 25. 07:43

  

  똥 1

 

             정하선

 

 

오래 함께 살았던

당신을 버리고

도망을 간 여자

숙변이라 생각하세요.

떠난 뒤 오히려 편안해지는

 

하지만 개운치만은 않을지도 몰라요

 

비 쏟아버린 하늘에

여전히 남아있는 구름

같은 그리움 한 덩이

 

다시 올리는 없잖아요.

한번 떠난 사람

생각도 떠나보내세요.

숙변이라 생각하세요.

 

정하선시집 -무지개창살이 있은 (예지북스 간)-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