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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창살이 있는 집
정하선
2016. 1. 20. 08:10
무지개 창살이 있는 집
정하선
새를 가두고 집을 나온다
아침밥을 잘 지어주는
고운 목소리로 잘 다녀오세요 말해주는
앵무새를 가두어 놓고
요사이 도둑놈이 많아서 조심해야 해
라고 말하고 밖에서 자물쇠를 잠근다
나는 하루 종일 새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살짝 새장을 빠져나와
가로수 위를 날아다녔는지
공원에 꽃나무 가지 위를 날아다녔는지
모른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다
저녁이면 아침 그대로
얼마나 수고 하셨어요
새가 안에서 자물쇠를 잠그는 것을 보면서도
새에게도 열쇠가 있다는 걸 다시 보면서도
고운 목소리에 빠져든다 하루를 털어버리고
그녀의 목소리 속에 나를 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