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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웃음

정하선 2016. 5. 14. 07:15

 

  비의 웃음

 

               정하선

 

 

장대 같이 키가 큰

비는

발은 작아서 아주 작아서

풀잎 하나도 밟아놓지 않는다

풀잎 사이사이로 발을 내딛거나

풀잎을 밟을라치면

미끄럼틀에 미끄러지듯 미끄러져

제 엉덩이를 땅에 찧고

헤헤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