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선 2017. 3. 3. 08:27

외식

 

              정하선

 

 

나는 가끔 그 집에 가고 싶다

예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는 집

육수를 잘 끓이는 여자의 집

마당가득 달빛하얀 집

먹포도 두 알맹이 달빛 속에 대롱대는 집

난초를 한 쪽 귀퉁이에 심어놓은 집

살구꽃 붉은 등불 사계절 달아놓은 집

나는 지금 그 집에 가고 싶다

심줄 꼿꼿이 박힌 꽃등심 한 근 가지고가

그 여자가 끓이는 육수 솥에 넣어

맛있는 참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