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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지렁이. 가장 깊은 곳. 퇴근길.

정하선 2020. 11. 11. 20:58

지렁이

                   외2편

                                  정하선

 

 

 

 

 

 

그대는 여왕도 아닌데

난 어찌 지귀가 되었는가.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

못 미치는 사랑아

골목길 돌아 산돌아 가는 그 모습

꺾이어진 꽃으로나 떠나가고

나는 지렁이로나 남아서

온 몸에 눈물도 아닌 흙고물 .

정하선 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다)에서

가장 깊은 곳

엄니는

어금니는

가장 깊은 곳

단단한 하얀색.

퇴근 길

커다란

빵 한 조각

나 보란 듯이

물고 가는 개미.

 

정하선민조시집(석간송석간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