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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뻐꾸기. 단풍. 산수유.

정하선 2020. 11. 13. 21:14

뻐꾸기

             외 2편

                            정하선

이른 봄 보리밭 김매려 나온

봄 꿩이 주어먹다가

깜짝 놀라 뱉어버린 겨울을

곱게곱게 부수어 고운채로 쳐서

한 숟가락씩 작게 떠먹고

주렁주렁 열린 빨간 앵두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끝으로 따다가

입에 쏘옥 밀어 넣고

산골짝 흐르는 물

검은 돌 하얀 돌 두드릴 때

녹음 우거진 집 창문 열어놓고

노래 부르는 여인

 

 

정하선 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다)에서

 

 

 

 

단풍 2

 

바람이

무슨 말 해

밤, 들킨 듯이

얼굴 붉어졌나.

 

 

 

 

산수유

 

저 작은

주먹에도

봄이 한 웅큼

쥐어있을 줄은.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석간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