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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정하선
2020. 11. 21. 21:54
벌
정하선
벌이 팔을 쏘았다. 따끔하다. 벌은 침을 박아놓고 날아갔다.
침 끝에 꽁지의 하얀 살점이 달려있다. 나를 쏘고 날아간 벌은 꽁지가 빠졌으니 이젠 생명을 다하고 어딘가 날아가서 죽을 것이다.
나에게 침을 쏜 사람들 다 어디 가서 어찌 되었을까.
아니다. 내가 남에게 침을 쏜 일도 수없이 많을 것인데·····
정하선 에세이집 (견디며 사는 나무)이화문화출판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