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그대 앉을 방석

정하선 2020. 12. 30. 22:16

그대 앉을 방석

정하선

 

 

그대가 설거지하여 그릇을

찬장에 넣을 때

그 그릇의 맑은 눈동자를 볼 때

그대 손이 없었더라면

어찌 저 그릇의 영롱함이 있으리.

저 그릇의 깨끗함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맛있는 요리 있다 하여도

어찌 즐거운 식탁에 앉을 수 있으리

그대 거칠어도 고운 손,

앉으시라 나 오래 전부터

내 가슴속 제일 깊은 방에

고운 방석 하나 비워두고 있네.

정하선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까 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