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고흥찬가

정하선 2021. 2. 5. 21:45

 

고흥찬가

 

정하선

 

 

 

예로부터 해 뜨는 고을이라 했다네

팔영산 봉우리 봉우리마다에

아침 해 떠올라 찬란히 비추면

봉황산이 날개 펴고 하늘로 오르고

 

예로부터 인심 좋은 고을이라 했다네

해파래 너울너울 사시사철 춤을 추고

겨울도 온화하게 웃음을 웃는 곳

어느 집 사립인들 열려있지 않으리

 

예로부터 양반님네 고을이라 했다네

뱅골재 넘는 바람 에헴, 헛기침 하면

구름다리 너머에서 치자꽃이 마중하고

노오란 유자도 예를 갖추어 익는 고을

 

(어디 간들 변하리 그곳에서 태어난 우리

어디 산들 변하리 그곳에서 자라난 우리)

 

 

정하선 시집 (재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