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poem 도깨비

  동시

                 도깨비

 

                         정하선

 

 

 

선생님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

이야기,

그래,

어제 저녁에 우리 뒷집 아저씨는

산에서 늦게 내려오다

도깨비를 만났대요.

키가 장승같이 큰 도깨비가

씨름하자고 하더래요.

무서워서 벌벌 떨다

어릴 때 할머니에게서 들은

얘기가 번개처럼 생각이 나더래요.

도깨비는 다리가 하나 밖에 없어서

다리를 빨리 걷어차면 이긴다고

재빨리 도깨비 다리를 걷어차

아저씨가 도깨비에게 이겼답니다.

도깨비를 나무에 꽁꽁 묶어놓고

왔답니다. 뒷날 아침에 가서보려고

 

 

나도 커서 도깨비 만나면

하나 밖에 없는 다리를 빨리 걷어차야지

 

 

저녁에 잠을 자다가

정말 도깨비를 만나고 말았어요.

그런데, 그런데

무서워서 벌벌 떨다가 그만

 

     정하선 동시집 (무지개자장면. 유어스테이지. 교보문고출판국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