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풀

정하선 2025. 1. 22. 07:05


밥풀


                             정하선




밥풀 하나를
목구멍으로 넘기며
나는생각한다
일 년 내내 이 밥풀 하나를 위해
비는 얼마나 내릴 것인가를
고민하였을 것이고
바람은 얼마만큼 불어야 할까
고민하였을 것이고
구름은 얼마만큼 볕을 내려 보내야 할까
고민하였을 것이고
농부는 여든여덟 번 다정한 손길을
주면서도 더 많이 주지 못함을
고민하였을 것임을.

정하선 시집(송림도 닭알탕) 시산맥 202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