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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em 수염은 은빛 수염

정하선 2021. 10. 10. 19:25

수염은 은빛 수염

 

 

                    정하선

 

 

 

나는 지금 아흔아홉 살

하루 세끼 밥을 먹고

낮에는 일을 하네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네

나 보다 부자가 많은 세상

나는 항상 가난하였네

 

 

낮에는 일을 하고

하루 세끼 밥을 먹네

나는 지금 아흔아홉 살

내가 자라면서 배운 말

어머니는 가난이 죄라 하셨고

선생님은 가난은 죄가 아니라 하셨네

어느 말씀이 맞는지 아직까지 알지 못해도

 

 

나는 지금 가난치 않네.

나보다 가난한 사람

내 곁에도 많이 보이네

나는 지금 아흔아홉 살

낮에는 일을 하고

하루 세끼 밥을 먹네

 

 

         정하선시집( 한 오백년, 월간문학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