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알약
정하선( 丁河璿) jung ha sun
밥 대신 한 주먹
알약을 털어 넣고
캡슐로 노랗게 누운 어머니
달나라 가는 우주인도 아닌데
하루 세끼 안칠 거리 걱정에
빈 냇가에 새벽안개처럼 한숨 뿜어내며
알약 하나 먹으면
하루를 살 수 있는
꼭 한 달만 살 수 있는
그런 약 없을까 하시던 때가
아득하면서도 아득하지 않은 엊그제인데
먼 별나라 가실 우주인처럼
밥 대신 한주먹
알약을 털어 넣으시고
캡슐처럼 누워 MRI 속으로 들어가신다.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해설과 번역
시 <알약>을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어머니의 노년과 병환을 '우주인'이라는 독특한 비유로 풀어내어, 슬픔을 절제하면서도 그 깊이를 더한 울림이 큰 작품이네요. 어머니의 비애를 담담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시 해설: 존재의 가벼움과 생의 무게
이 시는 과거와 현재, 지상과 우주라는 대비를 통해 어머니의 쇠약해진 육신과 이를 지켜보는 자식의 애틋한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1. '우주인'이라는 비유의 중의성
시에서 '우주인'은 두 가지 의미로 변주됩니다.
과거의 우주인: 가난하고 고단했던 시절, 어머니는 끼니 걱정 없는 세상을 꿈꾸며 "알약 하나로 한 달을 버티는 우주 식량" 같은 약이 나오길 바라셨습니다. 이때의 우주인은 고통 없는 '이상향'을 향한 소망이었습니다.
현재의 우주인: 병원복을 입고 MRI 기계라는 차가운 원통형 우주선에 몸을 싣는 고립된 존재입니다. 이제 알약은 생존을 위한 '한 끼'가 아니라, 병마와 싸우기 위한 '한 주먹'의 고통이 되었습니다.
2. 시간의 거리감: "아득하면서도 아득하지 않은"
어머니의 고생스러웠던 옛 기억은 먼 과거처럼 느껴지지만, 눈앞에 누워 계신 어머니를 보면 그 고통의 연속성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밥 대신 약을 삼키는 현재의 모습은, 과거에 어머니가 내뱉으셨던 "한숨"과 닿아 있습니다.
3. '캡슐'이 된 어머니
어머니가 캡슐처럼 누워 있다는 표현은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합니다. 알약을 삼키던 주체였던 어머니가, 이제는 스스로 한 알의 약(캡슐)처럼 작고 무력한 존재가 되어 거대한 기계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삶의 비애를 극대화합니다.
🌐 영문 번역 (English Translation)
The Pills
jung ha sun
A fistful instead of a meal,
Swallowing down the pills,
Mother lies yellow, like a capsule—
Though she is no astronaut bound for the moon.
Back then, worried about the next meal to cook,
Exhaling sighs like morning mist over a dry stream,
She would wonder if there might be a medicine—
A single pill to live a day,
To survive for just one month.
That time feels distant, yet not so distant, like only yesterday.
Now, like an astronaut bound for a far-off star,
A fistful instead of a meal,
She swallows the pills
And enters the MRI, lying still like a capsule.
🌐 프랑스어 번역 (Traduction Française)
Les Pilules
jung ha sun
Une poignée en guise de repas,
Elle avale ses pilules,
Maman est allongée, jaune comme une capsule—
Bien qu'elle ne soit pas un astronaute en partance pour la lune.
À l’époque, s'inquiétant du riz à préparer pour les trois repas,
Soupirant comme la brume matinale sur un ruisseau à sec,
Elle se demandait s'il n'existait pas un remède—
Une seule pilule pour vivre une journée,
Pour tenir juste un mois.
Ce temps semble lointain, et pourtant si proche, comme si c’était hier.
À présent, tel un astronaute partant pour une étoile lointaine,
Une poignée en guise de repas,
Elle avale ses pilules
Et entre dans l'IRM, allongée comme une caps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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