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리모델링하면 인생이 리모델링된다.
사람도 기계처럼 고쳐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자랐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고 다른 분들도 그런 말 많이 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옛날에는 머리 염색약도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금은 아마 머리 염색정도는 거의 하고 살 것이다. 나이 먹은 분들이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서 하는 염색도 있지만 젊은 분들도 멋을 내기 위해서 염색을 하는 분들이 많다. 한 마디로 기계나 건축물의 도색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10여 년 전에 얼굴에 검버섯이 몇 개 생겨서 피부과에 가서 10만원인가 주고 얼굴 청소를 한 번 했다.
그 뒤로 한 오륙년 지나서 다시 한 번 6만원인가를 투자해서 피부과에 가서 얼굴 청소를 한 번 더 했다. 말하자면 녹슨 표면을 수리한 것이다. 이것만 해도 자신감이 더 생기는 듯 했다.
언젠가 닭발을 먹다가 앞니 하나가 부러졌다. 완전히 부러진 것이 아니고 반만 부러진 것 같았다. 그때 치과에 가서 치료를 했더라면 고칠 수도 있었다는데 그걸 몰랐다. 조금 불편했지만 부러진 채로 살다가 몇 년 지난 뒤 완전히 부러지고 말았다. 양옆 이빨 두 개를 갈고, 걸어서 금니를 해 넣었다. 그 때 치과에 가격이 너무나 비싸서 허가 없는 사람에게서 하였는데 싼 것이 비지떡이 되었다. 십년도 못가서 양 쪽 갈아낸 이빨이 뿌리까지 썩어버렸다.
그 두 개를 완전히 제거하고 세 개를 임플란트를 했다.
닭발 하나 잘못 먹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몇 백 만원이 날아갔다.
그렇지만 고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눈은 또 어떤가 한 쪽 눈이 백내장이 와서 백내장수술을 했다. 옛날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이삼십년 전만 해도 백내장수술을 하려면 백에서 이백정도가 들고 20여 일 내외를 입원치료를 해야 했는데, 지금은 기술이 좋아져서 십분 정도 수술을 하고 30분 누워있다 퇴원을 하였다. 돈도 35만 원정도로 해결되었다.
지금은 몸이 고장이 나면 인공적으로 바꾸어가면서 사는 세상이 되었다. 주름을 없애고, 처진 피부를 제거하고, 무릎 뼈를 대체용으로 갈아 넣고······
온 몸을 고쳐가면서 사는 세상이 되었다.
집을 고쳐 살듯이, 차의 부속을 갈아 넣으며 살듯이, 우리 몸을 고쳐가면서 사는 시대가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이렇게 진화되어 가는 것이리라.
부셔진 집을 수리하지 않고 살면, 차의 부속이 고장 났는데 고치지 않으면 주위의 부속이 더 빨리 망가져서 못쓰게 되는 것이 물건이나 기계나 사람이나 같을 것이다.
주위의 부속이 망가지기 전에, 고장 나거나 망가진 부분을 고쳐서 쓰는 결단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정도는 참아야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아니면 갈아 끼우는 것이 무서워서, 돈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쳐 쓰는 것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쓸 수 있는 것을 버리거나 고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지라도 더 이상 방치하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삶에 장애가 된다면 그때는 좀 무리가 가더라도 용기를 내어서 몸도 고쳐간다면 더 편한 삶을, 자신감 있는 삶을, 더 행복감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고장 난 곳이 생기면 바로바로 고치고 망가진 곳이 생기면 포기하지 말고 다른 부속을 갈아 끼워서 살아가는 그런 용기와 실행이 나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몸도 리모델링해 가면서 산다면 인생이 리모델링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