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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독(愼基獨)

정하선 2014. 7. 15. 21:50

 

신기독(愼基獨)

 

 

내 컴퓨터모니터 위쪽 벽에는 신기독(愼基獨)이라는 목걸이와 하회탈목걸이가 걸려있다.

 

물론 마음의 지표로 삼으면 좋겠지만, 나 같은 사람이 지표로 삼을 정도의 보통 말은 아니다.

너무나 높고 높은 성인의 말이다.

 

하회탈목걸이는 몇 년 전 하회마을에 갔을 때 함께 간 분이 사서 기념으로 준 것이다.

신기독은 한 2년 됐을까, 도산서원에 갔을 때 도산 서원관장으로 있는 김 시인이 방문 기념으로 준 것이다.

 

굳이 말한다면 내 마음의 지표로 삼기위해서 그 자리에 걸어둔 것은 아니다. 다른 곳에 마땅히 걸어둘만한 곳이 없어서 편한 곳에 걸어둔 것이 컴퓨터 위쪽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하회탈을 보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신기독을 보면 지금 나는 나를 속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살아오면서 남들이 나를 좋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물론 외양을 좋게 보았겠지만 말이다.

정작 내 마음은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롭게 하면 그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했다. 헛된 욕심을 부리고 취해서는 안 될 재물을 취하려고 애를 썼을 것이다.

그런 내가 어찌 감히 나 혼자 있을 때 내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고 신기독을 보면서 말할 수 있겠는가.

 

하루아침 도산서원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던 머슴이 그 사람을 보고

‘선생님 앞에서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인사도 없이 가느냐.’ 고 화를 냈다.

책을 읽고 있던 퇴계가 웃으면서 머슴을 타일렀다.

‘좋은 풍경하나를 더 하였을 뿐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느냐‘ 하였다고 한다.

 

신기독 목걸이를 보면 나는 왠지 마당을 쓸던 하인 같고, 신기독은 퇴계선생이 되어서 ‘풍경하나를 더하였을 뿐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느냐’ 하고 나를 꾸짖을 것처럼 보인다.

                *신기독; 혼자 있을 때 마음을 더욱 바르게 하라는 퇴계선생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