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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정하선 2015. 7. 26. 07:19

  

           땅콩

 

                        정하선

 

 

토담벽 집을 짓고

신방을 꾸미려는

처조카 결혼식 잔치마당

마을 사람들 어울린 덕석

술자리 옆구리 비집어

아파트 살이 잊고 지냈던

솔바람 친구나 만나보자고

옆 밭둑길 걸을 때

땅콩 이삭이 보였다

신부처럼 무릎 쪼그려 앉아

땅콩 꼬투리를 황토흙 속에 묻어주었다

도란도란 겨울을 나면

꼬투리 속 방에서는 내년

싹이 트겠지 튼실한

싹은 자라면서

밤하늘 아래 밤마다

이파리 나란히 모아 밤새워

기도를 하겠지 비록 작지만

꽃술 같은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