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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사

정하선 2015. 8. 27. 21:15

 

        아침 산사

 

                    정하선

 

 

 

가슴에 하얀 털 숲 머리 스쳐 날아가

솔가리 쌓여있는 폭신한 땅 다복솔 밑

날개 접어 살며시 내려앉는 범종소리

 

여승의 청자 빛 불경소리

하얀 새벽길로 섰다가

하늘로 스며드는 공양밥 짓는 연기

 

목련꽃잎 두어 장 댓돌에 벗어놓은 흰 고무신

흰나비 앉는 양 치맛자락 여며 버선발 살포시

내려딛는 아침 예불 마치고 나오는 여인의

이마에 떨리는 첫사랑의 손으로 꽂아주던

비취빛 머리핀 같은 아침 첫 햇살

 

건너편 산자락 팔랑이도록

봄 꿩이 축포를 쏘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