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어떤 건축가

정하선 2015. 9. 25. 06:26

 

    어떤 건축가

 

                     정하선

 

 

 

예복을 입고 집을 짓는, 그는

한 평생 한 채의 집을 짓는다는, 그는

애정의 질긴 지푸라기 수사 섞어

금가지 않을 찰진 사랑 흙 버무려

물어다 한 모금 놓고 또 한 모금 놓고

바람도 약간 늘어뜨려 놓고

가슴 털 뽑아 보금자리 만들어

 

멀리 해외여행을 떠나도

문을 열어두고 떠나는, 그는

문을 잠그는 일은, 도둑이

집을 부수는 일이란 걸 터득하였을까

 

마음 안에 마음 사랑 안에 사랑을

다짐하여 포개어 넣듯,

집안에 집을 짓는, 그는

오늘 외출하였을까 집에 있을까

 

허공을 향해 항상 열려있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