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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가면

정하선 2017. 2. 13. 08:19

논에 가면

 

 

                       정하선

 

 

논두렁콩은 항상 내 발소리를 기억했다

아침마다 반가운 눈물인양

내 바짓가랑이를 적셔주는 애교를 부리고

 

피는 벼 사이에 보일 듯 말듯 자리 잡아

내 눈을 피해 항상 딴전을 부린다

귀신 같이 몸을 감출 때도 있다

 

못자리 하던 날

내 기도를 기억하는 나락은

가을까지 잊지 않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