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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가면
정하선
논두렁콩은 항상 내 발소리를 기억했다
아침마다 반가운 눈물인양
내 바짓가랑이를 적셔주는 애교를 부리고
피는 벼 사이에 보일 듯 말듯 자리 잡아
내 눈을 피해 항상 딴전을 부린다
귀신 같이 몸을 감출 때도 있다
못자리 하던 날
내 기도를 기억하는 나락은
가을까지 잊지 않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