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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

정하선 2017. 6. 11. 08:07

저녁 강

 

 

                  정하선

 

 

 

만 원짜리 신권지폐처럼

푸르고 빳빳한 하루가

산골물소리로 태어나

산뜻한 하루를 시작하였는데

 

낯모를 돌멩이에 부딪혀 구겨지고

예보에도 없던 비바람에 구겨지고

어디선가 달려든 흙탕물에 구겨지고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마시고

술값으로 내미는 천 원짜리 지폐처럼 구겨진

오늘 하루가 또

저문 어둠속으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흘러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