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외 2편
정하선
아침부터 비오는 날 주룩주룩 비오는 날
우산을 펴고 하늘을 막고 길을 가고
비 맞을까 우산을 모자에 꼭 붙이고 덧붙여 쓰고
지나는 사람 우산의 처마 끝에 흐르는 물방울
내 어깨에 떨어질까 아래로, 아래로
내려 쓰고
나 보다 키 작은 꼬마 녀석 우산이
내 처마 밑으로 파고 들어오고
어쩔 수 없이 내 어깨에 떨어진 물방울
어찌나 선득선득하던지
어깨를 차돌로 맞은 것 같고
어린 꼬마 녀석 모르고 앞질러 가고
그 우산 끝 물방울
어찌나 맑던지 뎅그랑
소리 들릴 것 같고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중에서
봄
매화꽃
향기로운
저 마을에도
이농이 있을까.
고구마
와 큰 거
어둠 참아
영글은 정신
달고 향기롭고.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