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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아침 산사. 봄 1 . 봄비 1

정하선 2020. 5. 1. 08:00

  아침 산사

                    외 2편

                                정하선

 

 

가슴에 하얀 털 숲 머리 스쳐 날아가

솔가리 쌓여있는 폭신한 땅 다복솔 밑

날개 접어 살며시 내려앉는 범종소리

 

 

여승의 청자 빛 불경소리

하얀 새벽길로 섰다가

하늘로 스며드는 공양밥 짓는 연기

 

 

목련꽃잎 두어 장 댓돌에 벗어놓은 흰 고무신

흰나비 앉는 양 치맛자락 여며 버선발 살포시

내려딛는 아침 예불 마치고 나오는 여인의

이마에 떨리는 첫사랑의 손으로 꽂아주던

비취빛 머리핀 같은 아침 첫 햇살

 

 

건너편 산자락 팔랑이도록

봄 꿩이 축포를 쏘아 올린다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중에서

 

 

 

   봄 1

 

 

 

저절로

봄은 오네,

못 참는 것은

미련한 내 마음

 

 

 

   봄비 1

     

 

 

지난밤

뉘 찾아와

빨래줄 가득

기도를 꿰었나.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