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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신발 외 2편(멸치. 멸치 젓)

정하선 2020. 6. 27. 11:12

신발

                   외 2편

                              정하선

 

 

발에 맞지 않는다고

이웃집 할머니가

신발 한 켤레를 가져왔다

아내 입에 달이 뜬다, 보름달이

신어보고 쓰다듬어보고

앞뒤로 만져보고

내 평생 이런 신발

못 신어보고 죽을 줄 알았는데,

 

이웃집 할머니가 더 좋아하신다

 

나는 그냥 못 본 척 한다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중에서

 

 

 

 

멸치

 

 

소주잔

비우는 밤

멸치 몇 마리

친구 되어 주네.

 

 

멸치 젓

 

 

멸치는

멸치끼리

등 부비면서

삭혀지고 있네.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