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외 2편
정하선
발에 맞지 않는다고
이웃집 할머니가
신발 한 켤레를 가져왔다
아내 입에 달이 뜬다, 보름달이
신어보고 쓰다듬어보고
앞뒤로 만져보고
내 평생 이런 신발
못 신어보고 죽을 줄 알았는데,
이웃집 할머니가 더 좋아하신다
나는 그냥 못 본 척 한다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중에서
멸치
소주잔
비우는 밤
멸치 몇 마리
친구 되어 주네.
멸치 젓
멸치는
멸치끼리
등 부비면서
삭혀지고 있네.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