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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신부

정하선 2020. 7. 1. 14:16

신부

         외 2편

                       정하선

 

 

홍 비단 치마에 연초록 저고리

원삼에 활짝 금박날개 펴는 봉황

동백기름 자르르 발라 쪽찐 머리

살포시 얹어 쓴 화관족두리

눈 내리깔아 다소곳 숙인 이마 위로

가늘게 흔들리는 떨잠

황촉불 곱게 흔들려 타던 밤

 

 

 

어찌 이리도 생생히 보이는가

첫날밤 그 모습이

살면서, 살면서 보지 못했던 그 모습이

왜 이제야 보이는가

밖에는 소복이 눈 내려 창호지 더 희고

저승사자는 빨리 가자 재촉하는데

그 모습 두고 그 모습 두고

 

 

 

첫날밤 옷고름 풀었던 명주비단 바지저고리

한 평생 곱게도 간직하였다가 그대 손길로

다시 지어 입혀준 수의가

 

 

 

정하선 시집 (석간송 석간수)중에서

 

 

 

 

4월 산

 

 

연녹색

봉오리들

아이들 모여

쥐엄쥐엄 하네.

 

 

 

 

 

참깨 2

 

 

참깻대

겨울 되니

들깻대 함께

불쏘시게 되네.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