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외 2편
정하선
교대해서 밥 먹는 부부
점심 먼저 먹는 지아비
굴비는 그대로 두고
점심 늦게 먹는 지어미
굴비는 그대로 두고
저녁 먼저 먹는 지아비
굴비는 또 그대로 두고
저녁 늦게 먹는 지어미
굴비는 또 그대로 두고
아침 일찍 함께 밥 먹는 부부
젓가락으로 굴비를 서로 미루어 주다가
지어미, 등살 한 점 크게 뜯어
지아비의 밥 수저 위에 얼른 얹자
지아비, 뒤집어 등살 한 점 크게 뜯어
지어미의 입에 넣어주고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중에서
제삿날
무덤 속
조상님들
오늘 하루를
살아서 온다면.
버섯 2
어디로
가시나요,
나무 그늘에
쉬고 있는 길손.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