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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굴비 외 2편

정하선 2020. 7. 21. 13:55

굴비

                외 2편

                            정하선

 

교대해서 밥 먹는 부부

점심 먼저 먹는 지아비

굴비는 그대로 두고

점심 늦게 먹는 지어미

굴비는 그대로 두고

저녁 먼저 먹는 지아비

굴비는 또 그대로 두고

저녁 늦게 먹는 지어미

굴비는 또 그대로 두고

아침 일찍 함께 밥 먹는 부부

젓가락으로 굴비를 서로 미루어 주다가

지어미, 등살 한 점 크게 뜯어

지아비의 밥 수저 위에 얼른 얹자

지아비, 뒤집어 등살 한 점 크게 뜯어

지어미의 입에 넣어주고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중에서

 

 

 

제삿날

 

 

 

무덤 속

조상님들

오늘 하루를

살아서 온다면.

 

 

버섯 2

 

 

 

어디로

가시나요,

나무 그늘에

쉬고 있는 길손.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