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외 2편
정하선
그대와 처음 만난 것도 영등포였네
그대와 마지막 만난 것도 영등포였네
완행열차를 타고 봄바람으로 왔다가
급행열차를 타고 가을바람으로 가버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열차가 가고와도
그대는 오지 않았네. 다시 오지 않았네.
그대와 처음 만난 것도 영등포였네
그대와 마지막 만난 것도 영등포였네
사람과 사람 사이로 헤집고 왔다가
사람과 사람 사이로 헤집고 가버린
사람들 부대끼며 하루 종일 기다려도
그대는 오지 않았네, 다시 오지 않았네.
정하선 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다 )에서
파리 3
임 떠난
그녀 앞에
파리 두 마리
장난 치고 있네.
산부인과 의사
좋은 줄
알았는데
꽃, 꽃 보기가
잎만 못 하다네.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