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詩 마늘을 심으며 외 2편

정하선 2020. 8. 15. 18:34

마늘을 심으며

​                         외 2편

                                  정하선



그대의 살결은

아직도 하얗고 탱탱 하구나

나무 잎이 떨어져 비에 젖고

거울 뒤로 숨기고픈

나에 주름진 이마

봄날 너의 연분홍 치마

벗기어주지 못하고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소식 묻은 바람 한 점 코끝에 스친 적 없는데

고향 , 헛간 지키며

아직도 넌 나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더냐.

여름을 여의고 이제 소복으로 선 너

아직도 하얗고 탱글탱글한 너

만지고 또 어루만진다.

놓지 않을 것처럼.

 

 

 

 

정하선 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다 )에서

 

 

 

 

 

 

 

 

 

 

 

 

 

 

 

과일

 

 

 

잘 익은

과일에서

달콤한 향기

은은히 풍긴다.

 

 

 

 

 

 

 

 

 

문명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문명 외엔 없네.

 

 

 

 

정하선 민조시집 (석간송 석간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