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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하선 2021. 5. 17. 20:50

가을

 

                    정하선

 

 

 

 

오늘은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왔습니다

술이나 한 잔 마시고 갈까요

송강이 다 뜯어내어 꽃잎 없거든

낙엽 주어다 산 놓으며

마시고, 마시고 마시다 흰 눈이 내리면

주모의 허벅지보다 더 하얀 눈이 내리면

눈 위에 이분의 일 박자 음표를 찍으며

별밭에 지슴 매며 갈까요

 

언제 지제 뿌릴지 뉘 알리

비 내리면

떨어진 낙엽마저 젖어버리고

 

                    정하선시집 (새재역에서. 시산맥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