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정하선
장대비 죽비 어깨를 긋는 산길을
노스님 한 분 천천히 걸어갑니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세찬 비바람에
허리를 구부렸다 펴기도 하고
허리를 폈다 구부리기도 하고
다투어 큰절을 올리고 있는 길을
노스님 고개 숙인 채
발자국 소리 빗소리에 지우며 갑니다
정하선시집(한 오백년. 월간문학출판부)
빗길
정하선
장대비 죽비 어깨를 긋는 산길을
노스님 한 분 천천히 걸어갑니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세찬 비바람에
허리를 구부렸다 펴기도 하고
허리를 폈다 구부리기도 하고
다투어 큰절을 올리고 있는 길을
노스님 고개 숙인 채
발자국 소리 빗소리에 지우며 갑니다
정하선시집(한 오백년. 월간문학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