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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em 빗길

정하선 2021. 9. 30. 20:34

빗길

 

 

            정하선

 

 

 

 

장대비 죽비 어깨를 긋는 산길을

노스님 한 분 천천히 걸어갑니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세찬 비바람에

허리를 구부렸다 펴기도 하고

허리를 폈다 구부리기도 하고

다투어 큰절을 올리고 있는 길을

노스님 고개 숙인 채

발자국 소리 빗소리에 지우며 갑니다

 

 

 

                  정하선시집(한 오백년.  월간문학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