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벼

정하선 2024. 12. 18. 07:11

쓰러진 벼

                  정하선



비바람에 쓰러진
벼를 세워보았는가
한 포기씩 세우면
도로 누워버리지 않던가
의지는 한 번 꺾이면
버릇처럼 흙으로만 가고 싶은 것
몇 포기씩 묶어 세워야
서로가 서로의 지주가 되어
다시 넘어지지 않는다는 걸
흙을 가꾸는 농부들은 다 아는 일이라네.

                        정하선 시집(송림동 닭알탕) 시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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