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노래
정하선
가슴 저미도록 사랑하여 만났다가
가슴 저미도록 사랑하여 헤어진
아름다운 사랑도 있었다지요.
애절한 사랑도 있었다지요.
사랑은 눈물 한 방울 속에
둘이 함께 문 열고 들어가
쪼그려 앉아 서로 껴안고
마음 닦아주는 것인 것을
꽃 꺾어 주며 몸으로 만났다가
가슴 향해 눈물 한 방울 던져
터진 멍울 만들어 놓고
빠르게 가버린 그런 사랑
그런 사랑도 사랑이라 할 수 있나요
시들어 버린 꽃 속에
죽어 있는 벌 한 마리
사연은 알 수 없었지만
오늘 그런 꽃과 벌을 보았습니다.
정하선 시집 (그리움도 행복입니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