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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 같이 술 취한 날

정하선 2021. 9. 3. 19:51

개떡같이 술 취한 날

 

                     정하선

 

 

 

 

동네잔치 집에 다녀온

, 라는 인간

떡에다 고기에다 술에다

배가 터지도록 얻어먹고

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조물주란 놈 사람을 만들 때

배를 두개로 만들 것이지

하나는 배부를 때 저장 했다가

배고플 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장기 저장창고 형으로 만들 것이지

아니야, 아니야 그렇게 했으면

맛있는 음식 볼 때 마다

배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또 조물주를 원망할 거야

배를 세 개를 만들 것이지 하고 말이야

역시 사람은 배를 하나로 만들어 놓길

잘 했어, 그래 잘 했어

나 술 취한 소리 같지만

역시 조물주는 똑똑해

 

                정하선시집( 무지개 창살이 있는 감옥. 예지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