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정하선 2026. 1. 13. 08:14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정하선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꽃으로나 살고 싶었지만
꽃으로 살고 있지 못한다는 걸
나도 그랬으니까요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산들바람으로나 살고 싶었지만
산들바람으로 살고 있지 못한다는 걸
나도 그랬으니까요
우리들은 누구나
꽃으로 살고 싶고
산들바람으로 살고 싶고
3월의 투명한 햇빛으로 살고 싶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한다는 걸, 그래도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이 자리가 꽃밭이라 생각하고 산다면
그게 꽃밭이라는 걸
행복의 향기 가득한 5월의 궁전이라는 걸
정하선시집(송림동 닭알탕)시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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