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어음 정하선 하늘바래기 논 두어 마지기 가졌을 뿐기름지고 파실파실한 밭뙈기 하나도 없는데하느님이 주신 약속어음은 언제 갚아주실지, 비는토란잎이 은전을 긁어모으며은행원보다 반질거리는 얼굴을 하고건너편 어느 집 밭에서도들깻잎 차곡차곡 지전을 모으며두터운 손으로 향긋한 정을 나누고건너편 산 아래 언덕에서는머리 빡빡 깎아버린 호박 두엇고의춤 끌러놓고 앉아 크게 웃으며뱃통을 득득 긁을 수 있도록지금의 이 넉넉함이 어찌 우리 모두의 넉넉함이리하느님이 주신 약속어음이 문제다가끔가다 내리는 요즘 비는 너무 가늘다가을은 아직 석 달이 남았습니다. 정하선시집(재회)월간문학출판부 ai 시해설 정하선의 시 '약속어음' 해설 이 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과의 약속을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시인은 농촌의 풍경을 배경으로 ..